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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무안=윤유경 기자]



▲ 1월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계단 벽면에 붙어있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메모. 사진=윤유경 기자.


“최근 비행기를 타려 했는데 여행을 안 가게 됐다. 이 비행기를 탔으면 어땠을까…마음이 너무 아파서 오게됐다. 이틀 전에도 왔었는데 그래도 아직 마음이 불편해 한 번 더 와서 봉사를 하게됐다. 이것밖에 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자원봉사자 김동영씨·2 ibk기업은행 공인인증서 6세·광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3일에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는 자원봉사자들과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무안공항에서 만난 시민들은 참사가 '내 일 같다'는 생각에 고민 없이 공항을 찾았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전날에 이어 3일 오전 브리핑에서도 시신 인도부터 장례절차까지의 수습 과정이 길어짐 스마트금융계산기 에 따라 공항 내 합동분향소를 포함한 분향소 운영을 49재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쉘터(임시 텐트)와 각종 지원센터 등 공항 내 시설들도 운영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 많은 조문객이 몰리는 무안공항 합동분향소 대신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를 찾 아래네임카드 는 조문객들도 다수였다. 6일 낮 12시경 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는 다소 한산했지만 조문객의 발길이 끊기지는 않았다. 이날 분향을 위해 혼자 목포에서 왔다는 손춘수씨(72세)는 “어떻게…할 말이 없다”며 목도리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참사) 당일 공항에 갔다가 오늘 (무안스포츠파크)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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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3일 전남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의 모습. 사진=윤유경 기자.


무안 지역민 박상연씨(61세) 부부도 눈물을 훔치며 분향소를 나왔다. 박씨는 “누구나 다 와야 하는 상황인데 바쁘다보니 조금 늦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온 국민이 (추모에 여신금리 ) 동참하고 있다는 게 마음이 조금 낫다. (희생자들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무안에 거주하는 85세 여성도 혼자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짠해서, 허망해서 왔다”고 했다.
악플 강경 처벌 요구 빗발쳐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 안 해야”
희생자 시신 인도 절차 등을 기다리며 유족들이 머물고 있는 공항에는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가 자리했다. 음식과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약국, 의료, 법률상담, 아이돌봄 놀이쉼터, 심리상담 등 지원 유형이 다양하다.
참사 당일 저녁부터 목포에서 와 24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바르게살기운동 전라남도협의회의 박주영 회장은 지난 2일 “그냥 무조건 달려왔다. 힘든 상황이고 물품이 부족하다는 전화를 받고 도움을 드리려 왔는데, 한 번 오니까 안 오면 불편하고, 와야지 (마음이) 편하다”며 “집에 있으면 우울해 못 있겠고, 여기에 있는 게 훨씬 덜 불안하다. 모두 자기 일 다 내려놓고 왔다”고 말했다.



▲ 희생자 시신 인도 절차 등을 기다리며 유족들이 머물고 있는 공항에는 많은 숫자의 자원봉사자가 자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그 옆에서 이틀 전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김현화 광주전남여성벤처협회 회장은 같은 날 “사고가 났을 때 내 가족이겠다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광주, 전남의 일이라기보단 우리 모두의 형제, 가족, 자녀들의 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12월은 아픔으로 시작해 슬픔으로 끝나는 달이 되어버렸다”며 “이런 일이 있으면 일관된 센터가 얼른 바로 추려졌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이어 “요즘 정부가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국민들이 자체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앞으로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항 곳곳에는 사진 촬영과 SNS 게시 금지를 요청하는 A4용지가 붙어있었다. 공항 출입문마다 해당 종이 팻말을 들고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자리했다. 1층에서 팻말을 들고 있던 자원봉사자 박아무개씨(30세)는 서울에 거주하지만 이날 휴가를 맞아 무안을 찾았다. 박씨는 “잠깐이지만 오늘 하루 일단 여기서 할 수 있는 지원을 조금이라도 도와드리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항 곳곳에는 사진 촬영과 SNS 게시 금지를 요청하는 A4용지가 붙어있었다. 사진=윤유경 기자.


다같이 자원봉사를 하러 온 가족들도 만날 수 있었다. 두 딸과 천안에서 온 김미화씨(54세)는 “다 같은 국민의 슬픔이기 때문에 애도하는 마음에서 찾아왔다”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많이 일어나 마음이 착잡하다. 어떤 이유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지, 사고 진상 규명이 확실히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유가족들을 향한 유언비어와 악플을 강경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춘수씨는 “인터넷과 유튜브로 이상한 소문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라며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은 안 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연씨도 “이 어려운 시기 말 한마디 조심해야 하는데 (비방성 댓글이)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원봉사자 박아무개씨는 “유족들에 대한 악성 댓글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을 언론이 강조해서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왜곡보도 혹은 추측성 보도에 대한 당부도 나왔다. 김동영씨는 “정확한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추측성 보도가 아닌) 유가족을 추모하는 글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씨도 “(사고 원인 관련 사실이) 아닌 내용을 왜곡해서 크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 절차 총 12단계 절차 가운데 현재 4단계인 정보·자료 수집을 위한 현장조사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사고기 잔해·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공청회 등을 거쳐 조사 결과가 최종 공표될 예정이다.



▲1월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계단 벽면에 붙어있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메모. 사진=윤유경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3일 오전 기준 참사 희생자와 유족 관련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및 악성 유튜브 영상 총 7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중 6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뤄진 유가족·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몹쓸 짓을 하신 분들을 엄벌할 예정”이라며 “형이 확정되면 사이버명에훼손죄, 사이버 모욕죄로 처벌받게 된다”고 말했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장도 “본청에서도 모니터링과 수사를 하고 전국 모든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에 전담팀이 지정돼 SNS, 유튜브 사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악성댓글에 대해 끝까지 신원을 확인해 평상시보다 훨씬 엄정한 처벌을 하겠단 지침을 정해 강력히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참사 보상금 보도…유족 측 “함부로 기사쓰지 말아라, 최소한의 예의 지켜달라”
한편 이날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20여 명이 무안공항 내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건넸다.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자 고 이주영씨 아버지인 이정민씨는 “공항을 들어선 순간 트라우마가 떠올라 가슴을 누르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참사를 겪은 유가족으로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참담함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해야겠다고 싶어 공항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악성댓글 등 무분별한 2차 가해에 우려를 표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희생자들과 유족을 모욕는 각종 허위사실과 악성 게시글 등이 확산됐다. 이씨는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2차 가해가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유족들이 2차 가해로 더 큰 고통을 받지 않도록 모두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 언론사도 기사 댓글창을 닫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 정부·유가족 합동 브리핑에서도 한 유가족은 “어제 방송(뉴스)을 봤는데 보상금액을 얘기하더라. 시기적으로 얘기 하면 안 될 내용”이라며 “지금 상태에서 언론에서 보상 얘기를 선제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하지 않나. 그 방법을 요청해 절제시키는 방법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혁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 장례위원장은 기자들을 향해 “들으셨나. 이게 유족들에게 당신들이 해줘야할 예의”라며 “함부로 당신들 머리로 (기사) 쓰시지 말아라.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월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계단 벽면에 붙어있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메모. 사진=윤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