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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웃음을 잊어버리기 철저히 알고 세상에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며 백성의 믿음을 사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나요?”하고 다시 묻자, 공자는 먼저 군대를, 다음으로 식량을 포기하라고 하면서,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은 ‘백성의 믿음’이라고 했다. 그리고선 “믿음이 없으면 애당초 설(존재할) 수가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누구라도 믿음을 잃으면 굶어죽거나 전쟁으로 죽기 전에 이미 죽은 목숨이어서 아예 존재가 불가능하다는 게 공자의 생각인 것이다.



현재분사 民:백성(사람) 민, 信:믿을 신 立:설 립. 백성(사람)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25x61㎝.


각자가 사회의 일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믿음 때문이다. 누가 나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나다닐 수 있고, 상대방의 안전운전을 믿기에 나도 차를 몰 수 있다. 또한 법을 믿기에 경찰야간수당 바르게 살고자 한다. 만약 법을 검·판사 맘대로 운용한다면 세상의 모든 믿음이 연쇄적으로 깨져서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믿음을 최우선시해야 할 법과 정치가 오히려 믿음을 깨다보니 불신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심지어 부모자식 사이도 못 믿는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식량난이나 전쟁보다 더 무서운 상황을 자초하고 적도원칙 있는 정치가 한심하고 안타깝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